눈이 거의 퇴화하고 몸은 지렁이처럼 가늘고 긴 신종 물고기가 인도 지하수에서 발견됐다. 빛이 전혀 들지 않는 지하 환경에 적응하면서 몸의 색소까지 잃은 독특한 물고기는 SNS에 올라온 사진을 학자들이 조사하면서 정체가 드러났다.

인도 타커레이 야생동물재단(Thackeray Wildlife Foundation, TWF)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인도 비하르주 지하 대수층에서 새로운 속과 종의 물고기를 발견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난 8월 11일 국제 학술지 주키스(ZooKeys)에 먼저 소개된 이 물고기는 최근 신종으로 인정을 받았다.

인도와 네팔 국경의 대수층에 서식하는 신종 물고기 강가이크티스 인도네팔리쿠스 <사진=악샤이 칸데카르>

인도와 네팔의 국경 구간 대수층에 서식하는 이 물고기는 지역을 고려해 강가이크티스 인도네팔리쿠스(Gangaichthys indonepalicus)로 명명됐다. 몸길이는 약 4㎝이며, 지렁이처럼 가늘고 길다.

카우드후리아과(Chaudhuriidae)에 속하는 물고기 가운데 평생 지하수에서 생활하는 종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갠지스강 유역 전체로 봐도 지하 대수층에 완전히 적응한 물고기는 강가이크티스 인도네팔리쿠스가 유일하다.

살아있는 강가이크티스 인도네팔리쿠스와 서식지. A는 몸 전체, B는 머리 부분이다. C는 완모식표본과 손상된 부완모식표본 1개체가 채집된 지하수 관정, D는 또 다른 손상 표본이 채집된 지하수 관정이다. <사진=악샤이 칸데카르>

이 물고기가 세상에 알려진 계기는 뜻밖에도 틱톡이다. 연구팀은 2024년 인도·네팔 국경 부근의 우물에서 작은 반투명 물고기가 함께 딸려 나오는 영상을 접했다. 이 지역에서는 이전까지 이런 지하수성 물고기가 알려진 적이 없어 연구팀은 직접 현장 조사에 나섰다.

표본을 확보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하르주의 우물과 손펌프를 찾아 지하수를 수천ℓ씩 퍼냈다. 한 우물에서 약 2000ℓ를 끌어올린 끝에 첫 번째 물고기가 나왔지만 펌프를 통과하면서 상처를 입어 곧 죽었다. 다시 약 500ℓ를 더 퍼낸 뒤에야 온전한 살아 있는 개체를 확보했다. 이 개체는 신종을 대표하는 완모식표본이 됐다.

강가이크티스 인도네팔리쿠스의 완모식표본. 표준체장(SL)은 40.6㎜다. A~C는 각각 몸의 등쪽·측면·배쪽이며 D~F는 머리를 등쪽·측면·배쪽에서 본 이미지다. 눈은 극도로 퇴화해 겉으로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진=악샤이 칸데카르>

TWF 악샤이 칸데카르 연구원은 "마이크로 CT와 유전자 분석 결과 이 물고기는 기존에 알려진 카우드후리아과 7개 속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특히 눈은 극도로 작아져 피부에 덮였고 몸에는 색소가 거의 없다. 살아 있을 때는 몸이 희고 반투명하게 보여 내부 혈관 일부가 비친다"고 전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조사하기 어려운 지하 대수층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생물들이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짧은 영상 한 편이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지하 생태계를 찾아가는 단서가 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스푸트니크 블로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