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를 발사해 후각을 자극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인간의 뇌는 후각구(olfactory bulb)를 통해 냄새를 처리하는데, 여기를 초음파로 자극하면 다양한 냄새를 느끼는 사실이 밝혀졌다.

러시아 모스크바물리기술대학교(MIPT) 연구팀은 2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사람의 후각구에 초음파를 쏴 다양한 냄새를 임의로 발현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후각구에 초음파를 정확히 쏘기 위해 전용 헤드셋을 제작했다. 초음파 발생기의 각도를 조절해 가며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착용자의 이마 바로 아래 자리한 후각구를 정확하게 자극할 수 있었다.

헤드셋을 쓴 피실험자 <사진=MIPT 공식 홈페이지>

세부적으로 연구팀은 안전을 위해 초음파 강도는 의료 분야에서 사용하는 경두개집속초음파(tFUS)보다 낮게 조정했고, 초음파가 시신경에 닿지 않도록 조사각을 좁혔다. 초점 심도는 이마 아래 약 39㎜, 후각구에 대한 지향각은 50~55°로 설정한 뒤 1200Hz의 초음파를 빠르고 짧게 5회 한 사이클로 반복해 쐈다.

실험 관계자는 "지원자 2명에 실험했더니 신선한 공기, 며칠 방치해 썩은 과일 껍질 냄새, 이온 발생기 냄새, 타는 나무 냄새를 유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어 "피실험자들이 서로 다른 4가지 냄새를 맡은 것은 초음파 조사 위치와 관련이 있었다"며 "조사각을 약간 조정하자 피실험자들이 다른 냄새를 느낀 것은 뇌의 후각구가 얼마나 정밀한지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뇌 내부의 후각구 위치 <사진=MIPT 공식 홈페이지>

미간 부근에 자리한 후각구는 성인의 경우 길이가 6~14㎜다. 실험에서 사용한 초음파 파장은 5㎜로 미세한 각도 조정을 통해 다른 냄새를 유발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인간의 코에 대략 400가지 수용체가 있기 때문에 초음파를 조정하면 훨씬 다양한 냄새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보다 고도화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나 사고 등으로 후각이 둔해진 이들의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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